티스토리 뷰

반응형

오늘 피부로 가슴으로 봄을 느꼈습니다.

이미 여기저기서 봄을 알리는

꽃, 행사, 운동장의 아이들 소리가 있었지만

전 오늘에야 비로소 봄이 온 것을 느꼈습니다.

대단한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었고요

둘째 아이 하교시간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을 해버려서

주차를 하고 학교 주위를 걸으면서 느꼈어요.

 

둘째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근처 도서관에서 책이나 빌려보자는 생각으로

차에서 내려서 걸었는데

전에 못 느끼던 감각과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더군요

 

햇살이 눈부셔서 약간은 얼굴을 찡그리고 걷게 되는 것.
햇살의 따스함이 얼굴 피부로 느껴짐과 동시에
코로 들어오는 봄바람은 약간 시원한 느낌이 나는 것.
옆에 차가 지나가면 날리는 먼지를 피해 손으로 코와 입을 막는 것.
그리고 역시 봄을 알리는 목련 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는 것...

 

별거 아닌데.. 오늘 왠지 새롭고 낯설게 느껴지네요

직장 동료들은 바쁘게 일하고 있을 시간인데

저는 여유롭게 봄을 만끽하며 걷고 있으니

뭔가 호사를 누리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어요

 

책을 빌리고 다시 차에 돌아와 책을 읽으며

차창 밖으로 지나는 아이들을 봅니다.

여기서 오늘 막내를 제외한 세 아이들을 다 봤답니다.

 

첫째 아이는 수업 끝나고 나오면서

단번에 우리 차를 알아보고 손을 흔들어 주었고요

"아빠 나 친구들이랑 좀 놀다가 피아노 학원 갈게~" 했죠...

 

둘째 아이는 저를 보자마자

"아빠 운동장에서 좀 놀래~ 괜찮죠?" 해서

"그래라 아빤 차에 있을게" 했어요

 

유치원 선생님이 싫어할까봐 소심하게 멀리서 찍었어요 ㅋ

셋째는 병설유치원이라 학교랑 붙어 있는 건물인데

마침 실외활동을 하고 있네요

저를 보더니

"(화들짝 놀라며) 아빠 저 지금 가기 싫은데요?"

"응 아빠 형 데리러 왔어"

"(안도하며) 선생님 아빠 저 데리러 온 거 아니에요~"

셋째는 5시에 데리러 가도

더 늦게 데리러 왔으면 좋겠다고 하는 녀석입니다.

친구들하고 노는 게 좋다고......

혹시 집이 싫어서 그런 건 아니겠죠?

 

다음 주가 상담주간이니 선생님께 몰래 물어봐야겠습니다.

"선생님 혹시 우리 아이 집에 가기 싫다고 하던가요?"

 

 

 

♡공감버튼 꾸욱~ 부탁드립니다.

반응형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