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새벽 풍경 한밤중에 막내딸이 잠에서 깬 것 같다. "아빠~! 아빠~!" 하며 나를 찾는다. 작년 3월 아내의 복직 이후 내가 키우다시피 해서 그런지 막내딸은 무조건 나만 찾는다. 물 한 모금 먹이고 다시 재운다. 그리고 나도 잠이 들었나 보다. 알람이 울린 것 같다. 아닌가? 이불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아니 아내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침대를 빠져나와 휴대폰을 확인하면 알람 울리기 30여 분전. 이런... 다시 눕기엔 시간이 애매하고 이미 잠도 깼으니 밥을 안치고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 나와 아내는 TV를 거의 안 보기 때문에 (요즘 인기인 주말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꼭 챙겨 본다) 이때 보는 뉴스가 내가 접하는 거의 유일한 외부 소식. 뉴스에서는 끔찍한 이야기가 많아 아..

2020년 3월에 복직을 해도 1년은 더 양평에서 살 계획이었습니다.1년간 장거리 출퇴근을 할 생각이었죠.그러나 사정이 생겨서 아내가 휴직을 하고 이달 말에 고향인 평택(송탄)으로 돌아가게 되었어요.아파트는 안 그랬는데 어쩔 수 없이 여기저기 제 손길이 닿은 주택은 왠지 정이 가네요.갑자기 떠난다고 생각하니 집 구석구석이 아쉽고 여기저기 사진에 담아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도 새롭게 편성될 반 친구들을 기대했고 여기서 친해진 친구들과 한창 잘 지내고 있는 때에벼락같은 소식에 당황을 했습니다.아직 어려서 그런지 울거나 심하게 반응하진 않았지만친한 친구들과 헤어진다는건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같은 감정일테죠. 어제는 친한 친구 3명을 집에 초대해서 마지막으로(ㅠㅠ) 집에서 같이 놀게하고서 ..

육아 휴직한 아빠의 하루 육아휴직기간이 두 달 정도 남았습니다. 3월부터의 육아휴직기간이 이렇게나 빨리 흐를 줄은... 알았지만 ㅋ 막상 복직을 앞두려니 아쉬움이 남습니다. 휴직을 시작하면서 계획했던 영어공부, 체중감량은 이미 물 건너갔고 아이들과 부대끼면서 약간은 익숙해진 살림살이... 직장에 다니면서 아내가 살림하면서 아이들 돌보는 것이 단순히 몸만 힘든 일인 줄 알았는데 아이들 스케줄 관리도 잘해야 하더라고요. 아이들 하교시간도 다르고 혹시 아이 한 명이 병원에 가야 한다면? 10여 년간 이것을 해온 아내에게 전 감히 힘들다고 투정할 수 없는 일이죠. 아침식사/등교(원) 준비 초기에는 꼭 고기나 국 그리고 잡곡밥을 해서 아이들을 먹이곤 했는데 처음부터 너무 달린 것인지 금방 지치더군요. 밥을 안치고..

10여 년 만에 열어본 아내의 육아일기 오늘 오랜만에 2층 아이들 방과 책장을 정리했습니다. 비싼 가격에 구입해서 몇 년째 보지 않는 IT 관련 서적도 과감하게 버렸고 아이들이 중구난방 아무렇게나 꽂아놓은 아동도서들도 숫자까지는 정렬하지 못했지만 종류별로는 구분해서 잘 꽂아놨죠. 대충 보면 잘~ 정리한 듯 보이니 만족! 그리고 정리하다 문득 발견한 아내의 첫째 딸아이의 육아일기. 비록 몇 페이지 쓰다가 중단했지만, 잔잔한 감동과 함께 딸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10여 년 전 당시의 기억과 느낌이 떠올랐습니다. 한동안 그 자리에 않아서 아내의 육아일기.. 일기라기보다는 딸아이에게 쓴 편지에 가까운 글을 읽었고 (나도 잠깐 한 페이지 끄적이기는 했네.... 육아일기를 안 쓰는 나 자신이 미안해서 한번 끄적인 모..

아이 친구들 집에 초대해서 놀기 얼마 전 아침 셋째가 유치원 가기 싫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저와 아내는 혹시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걱정이 되더군요. 혹시 괴롭히는 친구가 있냐고 물어봤지만 없다고 할 뿐이고 졸리다고 더 자고 싶다고만 했습니다. 그날은 그냥 저랑 집에서 시간을 보냈지요. 이후로는 또 별 탈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와 아내는 석연치 않았습니다. 작은 일이라도 아이가 상처를 받았거나 힘들어하는 것이 있으니 그랬겠지 싶었어요. 친구들과 관계를 잘 맺고 더 친하게 지냈으면 하는 생각에 어젠 아이들을 집에 초대해서 같이 놀아줬습니다. 자녀의 친구들을 집에 초대하는 것도 만만치 않네요. 아이들 엄마한테 전부 전화해서 '우리가 유치원에서 아이를 픽업해서 집에 데리고 가 놀겠다. ?? 시까지..

구름이 내려왔어요 어제오늘 북상하는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옵니다. 어제는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기 직전 아주 짧은 시간 무지개가 보였습니다. 하늘 색깔이 이상하다고 큰 딸아이가 발견하고는 곧 무지개를 발견했어요. 거의 반원에 가까운 온전한 무지개 모습 40대가 된 저도 평생 처음 보는 무지개였답니다. 어찌나 감격스럽던지.... 폰카메라로 마구 찍어대면서.... 좋은(비싼?) 카메라가 없는 것이 순간 너무 속상하고 억울했습니다. 복직하면 중고라도 하나 마련해야지 원...... 두 돌 조금 넘은 막둥이 딸도 무지개를 보며 신기해하고 좋아라 하더군요. 그 녀석은 금세 잊고 기억도 못할 테지만. 오늘 아침엔 아이들 등교, 등원시키면서 구름이 낮게 깔려 산에 걸려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

이젠 무거워서 안 되겠어 2층짜리 전원주택은 보조 냉난방의 수단이 없으면 한 층만 쓰게 됩니다. 적어도 제가 사는 집은 그래요 ^^ 여름엔 2층이 완전 찜통입니다. 1층 거실에서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도 1층만 시원해질 뿐, 태양과 좀 더 가까운 2층은 후텁지근하답니다. 2층으로 계단을 오르면 점점 공기가 더워지는 것이 느껴지고 반대로 내려오면 뙤약볕에서 뜨거운 햇살에 달궈진 무거운 몸을 이끌고 시원한 은행에 들어온 것처럼 쾌적함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이들이 2층 방에서 자지 않고 1층 거실에서 잔답니다. 아이들이 옷 갈아입을 때나 장난감을 챙기러 갈 때만 잠깐 2층에 들를 뿐. (겨울은 반대로 온 식구가 2층에서 잠을 자네요. 그래서 전원주택은 벽난로나 펠릿난로 등으로 보조 난방을 한다는) 저..

육아휴직 중 처음 맞는 여름방학 아이들에게 있어서 방학이란 무척 설레고 기다려지는 이벤트겠지요. 저 또한 초등학교(국민학교지만 ^^) 때 방학이 너무 좋았고 신나게 놀았으며 개학을 며칠 앞두고 밀린 읽기를 쓰느라 지난날의 날씨는 어땠는지 고민하고,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소설을 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지만 육아하는 입장에서는 정 반대군요. 그나마 아이들 등교(원) 시키고 갖는 나만의 시간이 없어져 버렸고 점심은 간단하게 먹거나 건너뛰기도 했는데 아침 먹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욘석들은 금세 배고프다고 제비 새끼처럼 밥을 달라고 아우성입니다. 아무렴 아이들 먹일 건데 대충 먹일 수는 없어서 냉장고를 이리저리 뒤져서 잘 차려 먹여야 하지요. 이젠 최대한 아이들을(아내도) 일찍 재우고 올빼미족이 될 수밖에..

하림 동물복지 통닭 삼계탕 끓이기 지난 금요일(12일)이 초복이었습니다. 제가 육아휴직 들어간 이후로 집에서의 식사 준비도 아내가 아닌 제가 하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5개월째 어찌어찌 식구들 굶기지 않고 버텨오고 있습니다. ^^ 초복이라고 SNS에서 삼계탕 사진이 마구잡이로 올라오고, 마트에서도 온통 삼계탕을 위한 닭 홍보전을 벌이고 있더군요. 며칠 전 초복을 대비해서 아내가 사 온 두 마리의 닭이 냉장고에 있었고 제가 어떻게 하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았습니다. 아내가 퇴근이 늦으면.. 준비할 시간도 부족할 것 같았고요. 그래서 냉장고에 있던 '하림 동물복지 통닭' 포장을 뜯고 비장한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신나게 인터넷을 검색해서 조리법을 찾긴 했는데, 알고 보니 포장 뒷면에도 간단하게 적혀 있었네요. ..

우리 집 아이들은 도대체 뭐가 무섭다고 대낮에도 화장실이나 2층에 혼자 가지를 못할까요? 초반에 몇 달 그러다가 말겠지... 했지만 이젠 너무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꼭 둘이 2층을 올라가야 하니 한 아이가 2층에 올라갈 일이 있으면 반드시 누군가는 동행을 해줘야 합니다. 그 과정 중에 짜증과 불만과 귀찮음이 즐비하기 때문에 아이들끼리 부딪히고 타투는 일이 잦아요. 오늘은 아내의 생일이어서 아침 일찍 일어나 기분 좋게 미역국을 끓이고 아이들을 깨웠습니다. 요즘은 슬슬 날씨가 더워져서 6 식구 모두 1층에서 잠을 잡니다. (겨울에는 반대로 모두 2층에서...) 딸아이가 둘째한테 2층에 같이 올라가자고 말하면서부터 둘이 티격태격하기 시작했는데 으~~ 나도 듣다 듣다 못 참고 아이들에게 버럭을 했으며 등짝 스..

문화가 있는 날 지역특화 프로그램 부모님과 함께하는 '꼬물꼬물 예술놀이' 며칠 전 아이들과 양평군립미술관에서 '양평의 미술가들' 관람을 하러 가면서 본 현수막 '꼬물꼬물 예술놀이'. '오감을 자극하는 영유아 대상 예술체험 프로그램'이라는 거창한? 문구를 보고 막내딸이 하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집으로 돌아와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신청을 했는데 대기 4순위였어요. 크게 기대를 안 했는데 어제 오전에 전화가 오더니 취소자가 많아서 참여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기쁜 마음으로 어린이집에서 막내를 일찍 데리고 와서 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꼬물꼬물 예술놀이'는 2019년 3월~10월까지 양평군에서 문화가 있는 날 (매주 마지막 주 금요일)에 진행하는 영유아 예술체험 프로그램으로 36개월에서..

양평군 평생학습센터 수영강습(초급) 접수했어요 몇 주전 둘째 아들을 외국어 체험학습 센터에 내려다 주러 양평군민회관에 갔었을 때 우연이 아내를 만났습니다. "어? 자기 왜 여기 있어?" "응 어제 평생교육원에서 행사를 했는데 노트북을 놓고 왔었지 뭐야..." 아내가 노트북 가지러 간사이 주위를 둘러보니 수영장이 있더군요. 수영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데스크에 문의를 해보니 매월 20일부터 접수를 받고 다음 달 1일부터 시작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캘린더에 6월 20일 '수영강습 접수'라고 일정을 등록을 하고 드디어 오늘 새벽 일찍 일어나 수영장으로 갔습니다. 5시 30분쯤이었는데 어찌나 대기하는 사람이 많던지 깜짝 놀랐습니다. 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였고 젊은 사람은 몇 명 없더군요.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