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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육아휴직

육아휴직한 아빠의 하루

늘품아빠 2020. 1. 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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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휴직한 아빠의 하루

 


육아휴직기간이 두 달 정도 남았습니다.
3월부터의 육아휴직기간이 이렇게나 빨리 흐를 줄은... 알았지만 ㅋ
막상 복직을 앞두려니 아쉬움이 남습니다.

휴직을 시작하면서 계획했던 영어공부, 체중감량은 이미 물 건너갔고
아이들과 부대끼면서 약간은 익숙해진 살림살이...
직장에 다니면서 아내가 살림하면서 아이들 돌보는 것이 단순히 몸만 힘든 일인 줄 알았는데
아이들 스케줄 관리도 잘해야 하더라고요.
아이들 하교시간도 다르고 혹시 아이 한 명이 병원에 가야 한다면?
10여 년간 이것을 해온 아내에게 전 감히 힘들다고 투정할 수 없는 일이죠.

아침식사/등교(원) 준비

초기에는 꼭 고기나 국 그리고 잡곡밥을 해서 아이들을 먹이곤 했는데
처음부터 너무 달린 것인지 금방 지치더군요.
밥을 안치고 30~40분 정도 누웠다가 일어나서 준비하는 것은 더 피곤했습니다.
밥은 저녁에 미리 예약 취사를 해 놓는 게 전날은 귀찮을지 몰라도 다음날 아침엔 훨씬 수월했어요.
그리고 며칠에 한 번은 버터 발라 구운 식빵이나 팬케이크 또는 시리얼에 우유를 부어 간단히 먹습니다.
된장국이나 소고기 무국을 미리 끓여놓았다면 밥을 말아서!~ 후루룩 간단히 먹는 것도 좋더군요.
딸아이가 식빵 굽는 걸 좋아해서 그때마다 자기가 하겠다고 하는데 전 편하고 좋죠 ^^
아침 설거지 거리도 적어서 일석이조!

그동안 아내가 아이들 훈련?을 잘 시켜놓아서 옷은 알아서들 챙겨 입습니다.
막내 아이만 제가 입혀주네요.

 


8시 30분~40분쯤엔 모든 준비를 마치고
아이넷을 차에 태우고 등교, 등원을 시킵니다.

초등학교에서 3명 하차! "잘 다녀와~ 공부 열심히 하고 재미나게 놀고~"

어린이집에서 막둥이 하차! 
신발 벗겨주고 선생님이 데리고 들어가는데 선생님이 "아빠한테 인사해야지" 해야만
대충 저한테 손 흔들어주고 들어가네요.
시크한 녀자!
기록부에 등원 시간을 쓰고 제 이름을 쓰고 집으로 향합니다.

얏호! 나 혼!자!다!

청소

집에 돌아와서 보면 난장판도 이런 난장판이 없습니다.
안 신는 신발은 왜 죄다 꺼내놓았는지 굴러다니는 신발들과
식탁엔 흘린 밥알과 반찬들
소파엔 벗어서 최대한 멀리 던져놓으려고 한 것 같은 잠옷들 (아내도 출근 준비하느라 한몫합니다)
싱크대엔 널브러진 그릇들....

 


우선 옷가지를 정리를 하고 저녁에 못 돌린 세탁기를 돌립니다.
그리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기를 돌리죠.
물걸레 청소는 2~3일에 한번 정도만 하고요.

화장실 청소는 처음엔 규칙적으로 했었는데 이젠 보고 더럽다 싶으면 합니다. ㅋㅋ

개인 시간

휴직하면 개인 시간이 엄청 많이 생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웬걸 아이들 등교(원)시키고 청소 좀 간단히 하고 나면 시간 조금 남고
점심 먹고 조금 있으면 곧 아이들 하교시간이 되는 게 너무 서글펐습니다.
학원도 많이 안 보내고 딱 하나씩만 보내고 있어서 아이들이 집에 일찍 온답니다.
아이들이 돌아오면 개인 시간은 그 녀석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까진 어림없더군요.

휴직 6개월 전에 양평으로 이사를 와서 주변엔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몇 달 전에 회사 후배가 같은 동네에 사는 것을 알았고 (축구교실에서 우연히 만났죠)
몇 주 전엔 중학교 동창을 우연히 만났습니다.(딸아이 피아노 발표회에서)
근무지와 고향에서 한참 먼 이곳에서 이렇게 만나다니!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가끔 연락만 주고받지 따로 만나고 있진 않아요.

휴직을 하면서 시간을 알차게 보내자는 생각에
초등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진행하는 통기타 교실에 참여했습니다.
강사를 제외하면 저만 남자.... 나머진 모두 어머니들입니다. 
그것도 다년간의 기타 교실 활동으로 이미 끈끈해질 대로 끈끈해진 엄마들!
그 틈에서 뻘쭘함을 견뎌내며 기타 강습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독서.
독서 좀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기를 열심히 했어요.
지금까지 60여 권을 읽었는데.. 읽기만 하고 남는 게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하던 중에
신정철 저 <<메모 독서법>>이라는 책을 읽고 아!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그동안은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향해서 달리기만 한 거 같아요. 되돌아보지도 않고
그래서 앞으로 독서 노트를 써가면서 읽어보려고 합니다.
휴직 초반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을 ㅠㅠ

아이들 하교

아이들 하교시키는 것이 오후에 가장 중요한? 일과인 것 같습니다.
중고등학생이라면 모를까 아직은 유초등학생 어린아이들이니 직접 태우고 오는 수밖에 없잖아요?

 

 

집이 한적한 산골? 동네라서 대부분의 학원차가 운행하지 않아요
수업 끝나는 시각이 아이들 모두 같으면 좋으련만
어떤 아이는 5교시 수업. 다른 아이는 6 교시 수업. 막~ 이러면 잘 생각해야 해요.

혹여나 제가 시간 맞춰 가지 못할 때면
먼저 끝나는 아이더러 운동장에서 조금 놀거나 학교 옆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으라고 합니다.
저랑 같이 책을 보고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다른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고 도서관에 모이지요.

유치원 다니는 셋째와(내년에 1학년 입학해요) 어린이집 다니는 넷째는
제일 마지막에 한꺼번에 차에 태워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하교 후 집에서

하교 후 집으로 돌아오면 아이들은 가방을 내던지고 놀기 바쁩니다.
특히 금요일에는 그다음 주의 주간 학습계획서가 있어서 준비물이나 체험학습일정이 있는데 말이죠.
전에 그것을 잘 챙기지 못해서 난감했던 적이 있어서
이젠 제가 아이들 가방을 열어서 챙긴답니다. ^^

 


아이들 학습지 당일 분량을 공부하고 TV 보거나 레고를 하거나 지들이 알아서 놉니다.
아이들이 많으니 그건 좋더라고요
막내는 어려서 잘 안 끼워주려고 하지만 셋이서는 잘 논답니다.

저녁식사

아내가 저녁을 집에서 먹을지 회사서 먹고 조금 늦게 올지 파악을 먼저 합니다.
밥을 할 때 쌀 컵 2개를 하느냐 2개 반을 하느냐를 결정하지요^^
식사는 간단하게 준비하고 먹은 것 같은데
왜 설거지를 하려고 하면 잔칫상 치른 것 같이 복잡할까요....
처음엔 귀찮아서 맨손으로 설거지를 했지만 이거 손에 물이 마를 날이 없으니
안 되겠더군요. 꼭~ 고무장갑 착용!

설거지를 마치고 한 숨 돌리려고 하면 과일을 내어 오랍니다. ㅎㅎ
아내는 항상 아이들에게 하루에 한 번은 꼭 과일 먹이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거든요.

하루 마무리

최대한 아이들을 9시부터 재우려고 하는데 녀석들이 잘 안 잡니다.
아이들이 자야 편하게 드라마를 보던 책을 읽던 할 텐데 말이지요....
힘겹게 아이들을 재우고 나면
저와 아내는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내가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저에게 이야기하며 푸는 경우가 많아요. ㅎㅎ
저는 함께 욕하면서 맞장구를 쳐줍니다.

힘든 하루를 보내고 나면 아내가 아이들을 재우다가 함께 잠드는 경우도 많아요.

 


그럴 때면 저 혼자 네플릭스에서 드라마를 보거나 노트북을 갖고 놉니다.


육아휴직 초기에는 이런저런 것들을 시도해 보면서 평소 못했던 것을 해보려고
어떻게든 하루하루 새롭고 보람 있게 보내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저의 육아휴직의 일상도 패턴화 되고 대부분의 하루가 위에 나열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가 않네요.
우리네 일상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지만 각자에게 익숙해진(익숙해져야 하는)

자신만의 패턴화 된 생활모습으로밖에 살 수 없나 봅니다.
그 속에서 가끔 계획된 혹은 예상 못한 이벤트가 발생하고 이것을 살아내는 것 아닐까요.

남은 2개월 잘 보내고 복직하면 또 새로운 생활패턴이 정착되겠지요. ^^

 

 

 

♡공감버튼 꾸욱~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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