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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이웃은 잠재적 바이러스 보균자?

 

요즘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집 밖은 그야말로 마스크 쓴 사람들뿐이다.
병원도 회사도 마스크를 하지 않으면 출입 자체를 못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으며 마스크를 안 하고 있으면 주변에서 이상하게 쳐다보는 괴현상도 나는 며칠째 경험하고 있다.

어제는 집에만 틀어박혀 있으려니 갑갑해서 근처 사람이 없는 장소를 찾아 아이들을 데리고 나갔다.
마침 공영주차장 옆 작은 인라인스케이트장이 최적의 장소임을 확인했고 거기에서 아이들과 뛰면서 놀았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집을 나섰지만 거긴 우리 식구밖에 없으니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턱밑으로 내려놓고 놀아도 좋다고 했다.

한창 아이들과 놀고 있는 중에 다른 곳에서 한 부부와 두 아이가 검은 마스크를 쓰고 다가오고 있었다.
아마 그들도 우리처럼 인적이 드물고 바람도 쐴 수 있는 곳을 찾아온 모양이었다.
그 집 아이들은 초등학교 1학년쯤 되어 보이는 남아와 우리 집 막내랑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여아였다.

우리 아이들끼리 잘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우리 막내딸이 그 집 딸에게 반갑게 손을 흔들며 다가가는 것이 아닌가?

마스크를 턱밑으로 내린 채...
그것을 발견한 그 집 엄마는 정색을 하며 자신의 아이더러 오라는 손짓을 했고,
나와 아내도 우리 아이가 무언가 잘못한 것처럼 마스크 올리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마치 상대편 가족이 잠재적 바이러스 보균자인 듯 경계하는 상황이 어색하고 낯설었다.
공공장소에서 문을 열 때 옷소매로 손잡이를 잡거나, 엘리베이터 버튼을 팔꿈치로 누르는 모습은 익숙하지만
이웃끼리 경계하고 상대방의 아이들을 마치 더러운 무엇인 양 가까이하기를 피하는 모습은 약간 충격적이었다.
물론 이런 시국에는 무조건 조심 또 조심이 미덕이겠지만 말이다.

보통 때 같았으면 흐뭇한 표정으로 아이들끼리 노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었을 테고,
'애가 몇 개월이에요? 몇 학년이에요?' 물으며 간단한 대화도 나눴으리라.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이 이웃에 대한 두려움과 경계로 이어지는 요즘
어서 빨리 사태가 진정되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날이 오면 좋겠다.
그때 다시 그곳에서 그들을 만난다면 인사하며 반갑게 대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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