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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미로 아내 옷 태워먹었어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은 아내가 아침 일찍부터 장애학생 순회교육을 하는 날이라 출근 준비로  분주합니다.
그리고 여성이다 보니 준비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식사도 과일 몇 조각으로 때우거나 거르는 때가 많아요.

얼마 전 출근 준비 중에 저에게 옷 하나를 주면서 살짝 다려달라고 하더군요.
약하게 해서 다려야 한다고 이야기하면서...

전 세탁소집 아들입니다.
아버지께서 40년 넘게 세탁소를 하시며 저를 가르치시고 키우셨거든요.
얼마 전 포스팅도 했지만 영화 '우상'에서 잠깐? 나왔던 세탁소가 바로 저의 아버지께서 운영하시는 세탁소랍니다.

 

내가 영화 '우상'을 본 이유는?

내가 영화 '우상'을 본 이유는? 영화 우상을 봤습니다. 저녁 늦게 피곤하지만 집에서 푹(Pooq)에서 구매해서 본 이유는 세탁소 씬의 세탁소가 바로 아버지께서 운영하시는 세탁소이기 때문입니다 ^^ 순전히 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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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집 아들이니 당연히 다림질도 잘하고 옷 수선하는 데에 얼마인지,

드라이클리닝은 얼마인지 잘 알 것 같지만 전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제가 세탁소집 아들이라서 아내가 다려달라고 부탁한 건 아닐 거예요.

 

결혼생활 10년 동안 제가 다림질을 못한다는 건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이니까요.
오죽 준비하는 데에 시간이 부족하면 그랬겠습니까.
그 마음을 알기에 전 내키지 않았지만 다리미의 플러그를 꽂고 기다렸습니다.
금세 뜨거워지더군요.

잘 한번 다려보자~ 하면서
다리미를 옷에 스윽 문지르는데.. 다리미가 미끄러지지 않는 겁니다.
놀란 마음을 다잡고 다리미를 옷에서 떼어내려고 들어 올렸는데.. 헉 옷이 그대로 붙어 있었습니다.
결국 옷을 태워먹었고 전 분주하게 화장을 하는 아내에게 자수할 타이밍을 찾았습니다.

 


아내가 다 준비하고 화장대에서 일어서는 순간
"여보 나 사고 쳤어. 옷 태워먹었네.." 했습니다.
다행히도 아내는 별로 화를 내지 않고 다른 옷을 찾았습니다.

아~~ 이게 뭐람
명색이 세탁소집 아들인데 옷 하나 다리 지도 못하고!
결혼하기 전에 다림질 좀 아버지께 배워둘걸... 후회가 되더군요.

어제저녁에도 옷을 5~6벌 다려놓고 자겠다고 꺼내놓고는
막둥이를 재우다가 같이 잠든 아내.
오늘 아침 아이들 등교(원)시키고 집 정리를 하는 중에 그 옷들을 봤지만
선뜻 그 옷들을 다려놓을 용기가 나질 않았습니다.

"어머? 자기가 옷 다려놨어? 고마워~~~" 보다는
"이그 그냥 내버려두지 왜 다려서 이 꼴을 만들어?"
라는 말을 들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을 했고 아마도 그게 맞았을 겁니다.

육아휴직 수당 아빠의 달이 종료되고 이젠 돈이 더욱 적게 들어올 텐데...
가계가 좀 나아지면 제일 먼저 스팀다리미를 사려고 합니다.
그땐 자신 있게.. 옷을 다릴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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